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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 김상일 풀잎에 베인 바람이 길섶에 주저앉아 있어도 무턱대고 달려만 가는 무 심 함
성냥 / 손영희 불을 당긴다는 말, 너를 당긴다는 말 확, 가슴으로 번져 발목 잡힌다는 말 목숨이 목숨을 바꿔 한 줄 재로 남는다는 말
학원 가기 싫은 날 / 이모 양(10살)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버려 머리채를 쥐어뜯어 살코기를 만들어 떠먹어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가장 고통스럽게 출처: 동시집 <솔로강아지>..
이하의 시는 자본의 냉혹성을 다룬 작품임. 사료와 임금 / 김남주 시인 (1946-1994) 사료를 먹여 자본가 김씨가 닭을 치는 것이나 임금을 주어 자본가 이씨가 노동자를 부리는 것이나 속셈에 있어서는 같다 닭이 김씨에게 알을 까주기 때문이고 노동자가 이씨에게 제품을 만들어주기 때문이..
자유 / 김남주(1946-1994) 만인을 위해서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인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
평(平)의 이미지 / 김광회 시인 가슴에서 가슴으로 平地는 퍼져간다. 할아버지적 입은 알몸 그대로 바람을 손짓하다가 어머니의 혀 끝에 기도를 얹고 미움도 사랑으로 平均을 한다. (중 략) 나드는 문은 고달파도 하루는 보배로워 낡은 平服에의 손질은 새맛나고 돋보인다. 平年은 귀한 손..
칡뿌리 장수 / 김광회 시인 (1~3년 생략) 20세기의 만병 통치약 물을 흙을 뿌리를 이 고향의 젖물을 드시라 들뜬 거리를 눈감고 보는 칡뿌리 장수 지금은 삭은 젖빨이 동물쩍의 숨결을 홀로 베푼다 ** 시인소개 ** 1926년 1월25일 충남 예산 출생 동국대학교 졸업 1965년 현대문학에 시 어떤 선이..
강이여 돌아가거라 / 김광회(金光會) 시인 (1926-) 강이여 돌아가거라. 어머니던가 사랑이던가 흙이던가... 애초 우리가 배운 후끈한 낱말에서 아장아장 다시 오너라 (중략) 외딴 섬처럼 오돌대면서 무엇이 되지 말고 사람이 되게. 살이 되지 말고 피가 되어 오너라. 재주가 되지 말고 뜻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