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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들의 도시 / 이지숙 시인 눈물어린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도시는 깊은 물 속, 거대한 그물 속 한 떼의 물고기들이 물려가고 몰려오고 끝없이 밀려오는 차가운 물살 속을 속살 가시까지 떨며 흘러간다 물 속에서도 늘 목마른 무리 물고기들은 잠들 수 없는 서러운 눈과 손잡을 수 없는 ..
여름밤의 꿈 / 김가람 시인 녹음이 깊어가는 밤 달빛으로 푸른 나무 아래서 옮겨지지 않는 걸음 모아 곧게 선 나의 줄기, 시간 흘러 하늘길 길게 저물고 당신으로 물든 생각 발치에 내려와 부석이면 일렁이는 물결 한 자락 안고 흐려진 땅끝, 그 너머 녹음이 깊어가던 밤으로 푸르게 익어가..
네가 올 때까지 / 이건형 시인 밤 깊고 안개 짙은 날엔 내가 등대가 되마 넘어져 피나면 안 되지 안개 속에 키 세우고 암초 위에 서마 네가 올 때까지 밤새 무적을 울리는 등대가 되마
혼자서 부른 노래 / 서정춘 시인 살아서 텅 빈 날은 당신 없는 날 죽어서 텅 빈 날도 당신 없는 날 당신은 텅 빈 날만 아니 오십니다
풍경 / 김제현 시인 뎅그렁 바람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내 사랑 / 전윤호 시인 내 사랑 당신을 처음 봤을 때 봉긋한 가슴을 눈 여겨 봐두었지 날 사랑하는 만큼 당신을 파먹어야 하니까 난 당신에게 생살이 찢기는 아픔밖에 줄 게 없어 지금은 사방이 막힌 빙하기 당신의 늑골 속에 숨어 단잠을 자다가 심심하면 손톱으로 그림을 그리지 참나무 ..
아래의 시는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적혀있던 시인데 사진촬영해두었던 것을 지인께서 카톡으로 소개해준 것이다. 재미있는 시여서 아래에 소개한다. (시의 전문) 털컹대는 가슴소리 / 오세중 詩人 이곳에 서면 가슴 뛰는 소리가 들려요 덜컹거리는 전철의 가슴소리 바삐 뛰던 전철이 숨 ..
꽃은… / 이구학 시인 꽃은 - 피는 게 아냐 그리움이 터진 거지… 내 온 몸의 피가 피가 열꽃되어 터진 게야 꽃비로 당신 적시려 혼(魂)을 활활 태운 게야… 이 시는 우연히 타인의 댓글을 읽다가 아무래도 누군가의 싯구 같아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위와 같이 시의 전문을 찾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