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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스승의 기도 - 도종환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5. 16. 15:01
스승의 기도 – 도종환 시인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 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힘차게 나는 날개 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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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듣는 사람 - 이시영 시인(1949-)현대시/한국시 2022. 4. 27. 19:39
듣는 사람 – 이시영 시인(1949-) 좋은 시인이란 어쩌면 듣는 사람인지 모른다 그래야 깊은 산 삭풍에 가지 부러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놀라서 달음박질치는 다람쥐의 제재바른 발자국 소리도 조심조심 들을 수 있다 때론 벼락처럼 첨탑 높은 교회당을 때리는 야훼의 노한 음성도 어릴 적 볏짚 담 너머 키 작은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좋은 시인이란 그러므로 귀가 쫑긋 솟은 사람인지 모른다 그래야 잉크병 얼어붙은 겨울밤 곱은 손 불며 이 모든 소리를 백지 위에 철필로 꾹꾹 눌러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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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 Invictus 정복되지 않은 BY 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현대시/영시 2022. 4. 20. 16:06
Invictus BY 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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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4. 19. 23:13
아래의 시(詩)도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좋아서 인터넷에서 전문을 찾아 보았다.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시인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 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 이하는 23년 8월 19일 추가 - 문학과지성 시인선 496 (2017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