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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그렇지 않더냐 - 오세영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4. 19. 23:03
라디오 를 듣다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시인데 좋아서 인터넷을 찾아 전문을 찾았다. 이하는 그 시의 전문이다. 제목: 그렇지 않더냐 시인: 오세영 (1942-) 모든 추락하는 것들이 거듭나나니 땅에 떨어져 새싹을 틔우는 씨앗이 그렇지 않더냐 겨울의 마른 나뭇가지 위에서 뚝 떨어져 바닥에 나뒹구는 열매, 가문 허공에서 후드득 떨어져 흙을 적시는 빗방울, 아래로 아래로 미련없이 떨어지는 것들이 마침내 새 생명을 잉태하나니 어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라 탓할 수 있으랴, 모든 금간 것들이 또 새로운 세상을 여나니 깨져 자신을 버림으로써 싹 틔우는 씨앗이 그렇지 않더냐. 금 간 바위 틈새 사이로 빠끔히 내미는 난초꽃 대궁, 갈라진 구름 틈새로 화안히 내비치는 맑은 햇살, 한 생을 다스려 집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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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온 글: 크리스챤들에게아름다운 인생/종교 2022. 3. 20. 22:52
기독교인들에게 영성일기의 허망함 박충구 교수 ‘순진한 강남 기독교인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강남 대형교회에 나가는 기독교 신자들의 얼굴에서 순진함을 본다. 그들은 신앙의 사람으로서 악의가 없고, 착해 보인다. 그들은 영성 일기를 쓰며 자신의 욕망을 헤아리고, 영성적 순결을 하루하루 점검한다. 이들은 주일마다 아주 순수한 표정으로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아멘 아멘’을 반복한다. 순진함으로 가득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신앙인의 삶이라고 굳게 믿고, 그렇게 살아야 복을 받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들은 다투기 싫어하고, 욕설을 하지 않으며, 더러운 짓을 하지 않는다. 아주 순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순진함에는 이중 삼중으로 포장된 누추한 욕망이 겹겹이 담겨 있다. 순진한 신자가 매일매일 영성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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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온 글: 나는 탄핵한다사람되기/시사 2022. 3. 20. 22:45
[나는 탄핵한다] 1. 오래 묵은 생각이다. 팬덤 정치가 갈수록 심화되어 우리의 정치지형이 진영 논리로 양분화된 것은 반도 근성을 지닌 편방 민족의 고질적 불행이다. 최근에 SNS를 통해 진보성향을 가진 어느 목사의 글에서 ‘이재명을 찍는 자는 천국 갈 것이고 윤석렬을 찍는 자는 지옥 갈 것이다.’라는 글을 보고 그의 수준 됨을 의심하였다. 평소에 그의 글을 애독하던 사람으로서 매우 실망스러웠다. ‘이재명을 지지하면 애국자이고 윤석렬을 지지하면 매국노다.’라거나 ‘이재명은 선이고 윤석렬은 악이다.’라고 하는 선악 이분법은 지나친 편견이다. 이는 매우 주관적 해석일 뿐만이 아니라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소위 팬덤 정치에 자신의 영혼이 종노릇 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국정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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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이 지은 하느님 노래 <용담유사>사람되기/인문학 2022. 2. 26. 23:01
(17쪽)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독존할 수 없다.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며, 끊임없이 환경과 교섭하는 가운데 그 존재성을 유지한다. 존재성을 유지한다는 건 끊임없이 생성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생성한다는 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건 끊임없이 타자와 교섭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의 존재를 존속시키기 위해 타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자기원인의 실체성을 거부하는 것이다. (135-136쪽) 교훈가 3-2 천생만민(天生萬民) 하였으니/ 필수지직(必授之職) 할것이오/ (하느님이 천하만민을 내실 적에는 당연히 모두에게 각기 마땅한 직분을 주셨을 것이요) 명내재천(命乃在天) 하였으니/ 죽을염려(念慮) 웨잇시며/ (그 수명은 하느님의 소관일 뿐이라 인간이 죽음에 대해 미리 염려한다는 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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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길 - 이준관 시인(1949-)현대시/한국시 2022. 1. 28. 16:23
에 실린 시이다. 내용이 괜찮아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구부러진 길 – 이준관(1949-)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시인 소개 이준관(1949년 10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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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드글라스 빛이 춤을 추듯사람되기/인문학 2022. 1. 27. 12:26
1999년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에브리 대성당의 스테인들글라스를 맡게 되면서 저만의 방식을 시도했어요. 시커먼 납선을 과감하게 없애고 동양화 붓으로 유리 위에 직접 그림을 그려 뜨거운 열로 구워냈습니다.... 논리가 아니라 직관을 통해 본질을 깨닫는 아름다움을 추구했어요. 750도 고열에서 24시간을 견디고 태어나는 스테인드글라스에서 고통과 시련을 통해서만 진실과 아름다움이 드러난다는 걸 깨우치게 됩니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도 태양이 없으면 홀로 빛날 수 없듯이 인간도 신의 은총이 없다면 죽은 존재와 다름없습니다. 화가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빛이 춤을 추듯'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