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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신호등 황현미 횡단보도 앞에 우뚝 서 있는 신호등 그 속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선 채로 불을 밝히는 두 사람 계절이 바뀌면 색다른 옷 갈아입고 뛰쳐나오고 싶을 텐데 어느 별에서 내려와 소신공양을 하는지 파랗게 빨갛게 마음 밝히며 그저 이 거리를 지킨다 두 사람이 빚어내는 거룩함, 우..
희망을 위하여 / 배한봉 (1962-) 아침이라서 해 뜨는 것이 아니라 해 뜨니까 아침이다 희망을 가진 사람은 해를 가진 사람 삶이 빛나서 희망도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 주저앉아 흙탕에 젖고 황혼에 젖고 혹한에 떨며 벼랑 아래로 한없이 무너지던 만신창이 영혼 그 시간 너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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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경전/ 전숙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있었습니다 삼천리 마디마디 피 끓어 오를 수 있어서 백두대간의 애간장이 끊어지도록 통곡할 수 있어서 이불 뒤집어쓰고 여든일곱 시간 앓을 수 있어서 당신으로 인해 하늘이 얼마나 푸른지 마음 부셔 보아서 그 푸른 하늘에 웃음소리 닿을 ..
고 김대중 대통령 추모시 당신은 우리입니다 / 고은 (1933-) 신형원 작곡/노래 당신은 민주주의 입니다 어둠의 날들 몰아치는 눈보라 견디고 피어나는 의지입니다 몇 번이나 죽음의 마루턱 몇 번이나 그 마루턱 넘어 다시 일어나는 목숨의 승리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자유입니다 우리입니다 당신은 ..
중년의 사랑 1 글 . 보 스 길 없는 길 걸으며 혼자만의 간절함으로 뿌리내린 그리움 중년의 나이테 만큼이나 쌓이고 쌓인 아무도 모르는 아픈 추억들을 뒤로한채 인생의 굵은점 하나 찍으련`다 슬픈 눈물로 묻고 혼자 대답한 세월 바람난 침묵으로 떠돌아 다니던상념들 마음의 길과 현실의 길이 달라 ..
꽃 또는 절벽 / 박시교 (1947-) 누군들 바라잖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기를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메모: 가슴을 때리는/순간의/절벽...// 이 부분이 예상을 뛰넘는 충격(?)을 주었다. 꽃과 절벽은 뭐로 봐도 전혀 안 어울리는 대상들인데 시 ..
歲月이 오며는 / 金大中 (1924-2009) 歲月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넓고 큰 광장에서 춤을 추면서 깃빨을 높이 들고 만세를 부르며 얼굴을 부벼댄 채 얼싸안아요 歲月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눈물과 한숨은 걷어치우고 運命의 저줄랑 하지 말 것을 하나님은 결코 죽지 않아요 歲月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立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