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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시발을 아느냐 / 신현림 (1961-) <세기말 블루스> (창비 1996) 중에서 아, 시바알 샐러리맨만 쉬고 싶은 게 아니라구 내 고통의 무쏘도 쉬어야겠다구 여자로서 당당히 홀로 서기엔 참 더러운 땅이라구 이혼녀와 노처녀는 더 스트레스 받는 땅 직장 승진도 대우도 버거운 땅 어떻게 연애나 하려..
창 / 신현림 (1961-) <세기말 블루스> (창비 1996) 중에서 마음이 다 드러나는 옷을 입고 걷는다 숨어 있던 오래된 허물이 벗겨진다 내 허물은 얼마나 돼지처럼 뚱뚱했던가 난 그걸 인정한다 내 청춘 꿈과 죄밖에 걸칠 게 없었음을 어리석음과 성급함의 격정과 내 생애를 낡은 구두처럼 까맣게 마르게 ..
꿈을꾸며 최호건 예쁘지 않아도 선명히 새기는 무늬 빛 지신 마음있어 다가갈 수 있다면 나는 石이 되고싶다 거리를 걸으면 꽃들의 패션쇼 수즙은 내 맘을 살짝이 드러낸다 꿈이 아닌 이상으로 왕자가 되고 부서지는 중년의 인생이 강한 열기속으로 파고든다 가을이 오기전에 한 여름의 사랑을 다하..
꽃으로 최호건 나를지키고 다듬어 하얀 무궁화 한송이로 피어야지 아프게 살아도 희고 곱게 구름中에도 산자락 틈 사이에도 가치위해 존재하고 일구한것에 쓰임되리니 고요한 밤이여 아침의 도래야 나를 위한 축복을 놓아다오 인생은 한번이려니 썩어지는 위배보다 무궁한것에 꽃으로 피련다
절망에게 / 김남조 (1927-) 절망이여 함께 가자 끝까지 절망함을 율법으로 정하고 갈 데까지 간 후에도 이별 않기로 정하고 둘이 정답게 가자 가다가다 지칠 땐 번갈아 업고 가자 두 눈 불구슬이듯 따갑게 아려 도저히 잠 못드는 밤엔 서로가 자장가 불러주는 시늉이나마 하자 세월이 흘러 절망도 어른이..
절망 이생진 (1929- )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달과의 동침 / 조두희 <그리움은 끝나지 않아> 중에서 하늘도 신용카드를 받네 달과 함께 술을 마셨네 지독히도 그리운 술잔들 그리움으로 배가 차 오르데 달에게 말하였네 하늘에 매달려 사느니 나와 함께 땅에 누워 살자고 말일세 달은 조용히 대답했네 사랑은 사랑이고 그냥 맑은 하늘을 베고 ..
중년이란 세월 속에 천년의 세월을 살 것 처럼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중년의 세월 속에서 기껏해야 백년을 살지 못하는 삶임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멀리만 보이던 중년이였는데 세월은 나를 중년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부질없는 탐욕으로 살아온 세월이 가슴은 텅비우게 했고 머리속만 어지럽게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