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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 김영준 눈꺼풀이 쳐저 눈썹이 눈을 쑤신다고 수술을 받은지 일 년 남짓 아내의 옛 모습을 아직도 찾을 길 없다 원래 쌍꺼풀이 자연스러워 좋았는데...... 자는 모습을 들여다 보니 다른 여자인 느낌 예전의 곱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아내를 닮은 낯선 여자가 자고 있다 현실의 여자와 과거의 여..
못질 억지로 사람을 잊는다는 건 또렷이 그 기억 불러들이는 일이라네. 잊을 수 없어 정녕코 어설픈 몸짓 세상과 짝눈 맞추고 칼금 서린 상처 흠집 지치도록 눈물로 소독하는 밤, 세월 흐르면 잊혀 질 거라 지만 아직도 많은 걸 기억하고 있는 그 부질없음에 시간마저 멈춰 화석처럼 굳는 것을. 그립다,..
詩의 명상 바닷가에서 5 率巨 崔明雲 갯바위 따개비나 고둥은 폭풍이 밀려와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바위에 달라붙어 움츠리면 물결은 겨우 등만 스칠 뿐이다 바닷가 언덕 늘 푸른 해송도 비탈진 해안 해란초도 모래톱 갯방풍도 자연의 흐름에선 천만 년 좋을시 고다 인간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온..
사랑은 어디에서 생기나 炅暾 정재삼 창가에 서면 혼자가 싫어서 울컥 그대가 그리워집니다 먼 산을 바라보면 시선 저 끝에 그대 모습이 달려오고 내 영혼 속엔 금방 그대가 둥지를 틉니다 그리움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나의 내면에는 온통 그대 향한 일념으로 꽉차있습니다 사랑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날개 / 신달자 (1943-) <백치슬픔> (자유문학사) 중에서 부서진 만큼 날 수 있다 산산조각 나 끝장이다 싶으면 끝장난 그만큼 날 수 있다 아픔은 빛 쓰러짐은 사랑 하늘을 메우는 큰 날개짓 날아오르는 힘을 보면 죽었다 싶게 떨어져 있었던 나의 상처 그 깊이를 알 수 있다
희망은 아름답다 / 정호승 (1950-) <새벽편지>(민음사)중에서 창은 별이 빛날 때만 창이다 희망은 희망을 가질 때만 희망이다 창은 길이 보이고 바람이 불 때만 아름답다 희망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을 때만 아름답다 나그네여, 그래도 이 절망과 어둠 속에서 창을 열고 별을 노래하는 슬픈 사람이 있..
이웃집 여자 詩: 묵향 남여울 밤 한 시 거친, 남자의 욕설 무언가 깨지는 소리 이웃집 여자가 부서지고 있나 보다 소리없이 집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웃들은 다들 잠들었을까 아버지를 말리는 딸애의 비명 소리없이 만삭의 달이 진다 소리없이 목숨이 진다 창 밖에는 비바람에 몸서리치는 분홍 접시꽃
너무나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雲谷 강장원 간절한 연정이라 가슴에 품었는데 그 사랑 돌아보니 서툴고 모자란 걸 지독한 사랑의 굴레 부담 주지 않았나요 무조건 좋아하고 마음에 품어 안아 그렇게 함께함이 좋을 줄 알았는데 창공을 날지 못하게 가두지나 않았나요 무심히 담아두고 아닌 듯 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