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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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들의 나비 – 전윤호 시인(1964-)현대시/한국시 2024. 4. 20. 18:32
아래의 시는 오늘 오후 백승주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FM 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아들의 나비 – 전윤호 시인(1964-) 나는 여태 구두끈을 제대로 묶을 줄 모른다 나비처럼 고리가 있고 잡아당기면 스르르 풀어지는 매듭처럼 순수한 세상이 어디 있을까 내 매듭은 잡아당겨도 풀리지 않는다 끊어질지언정 풀리지 않는 옹이들이 걸음을 지탱해왔던 것이다 오늘은 현관을 나서는데 구두끈이 풀렸다며 아들이 무릎을 꿇고 묶어주었다 제 엄마에게 배운 아들의 매듭은 예쁘고 편했다 일찍 들어오세요 버스 정류장까지 나비가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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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 정현종 시인(1939-)현대시/한국시 2024. 4. 20. 09:49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되었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 정현종 시인(1939-)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가 플라스틱 악기를 부 - 부 - 불고 있다 아주머니 보따리 속에 들어 있는 파가 보따리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려고 뛰어오신다 무슨 일인지 처녀 둘이 장미를 두 송이 세 송이 들고 움직인다 시들지 않는 꽃들이여 아주머니 밤 보따리, 비닐 보따리에서 밤꽃이 또 막무가내로 핀다 - 세계사에서 펴낸 정현종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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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머니의 눈물 – 박목월 시인현대시/한국시 2024. 4. 18. 14:39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어머니의 눈물 – 박목월 시인 회초리를 들긴 하셨지만 차마 종아리를 때리시진 못하고 노려 보시는 당신 눈에 글썽거리는 눈물 와락 울며 어머니께 용서를 빌면 꼭 껴 안으시던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너무나 힘찬 당신의 포옹 바른 길 곧게 걸어 가리라 울며 뉘우치며 다짐했지만 또 다시 당신을 울리게 하는 어머니 눈에 채찍보다 두려운 눈물 두 줄기 볼에 아롱지는 흔들리는 불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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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4.16. 10주기)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 신경림 시인(1935-)현대시/한국시 2024. 4. 16. 19:57
아래의 시는 금년 3월 18일에 업로드 한 시인데, 오늘 4.16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하여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다시 올린다.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 신경림 시인(1935-) 아무도 우리는 너희 맑고 밝은 영혼들이 춥고 어두운 물속에 갇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밤마다 별들이 우릴 찾아와 속삭이지 않느냐 몰랐더냐고 진실로 몰랐더냐고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허술했다는 걸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바르지 못했다는 걸 우리가 꿈꾸어 온 세상이 이토록 거짓으로 차 있었다는 걸 밤마다 바람이 창문을 찾아와 말하지 않더냐 슬퍼만 하지 말라고 눈물과 통곡도 힘이 되게 하라고 올해도 사월은 다시 오고 아름다운 너희 눈물로 꽃이 핀다 너희 재잘거림을 흉내 내어 새들도 지저귄다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