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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엄마 / 밝은 하늘 2012-03-27(화) 엄마에서 연기가 난다 연탄불에서 사랑이 익는다 석양에서 그리움이 탄다 아 엄마 손
김치를 담그다 / 밝은 하늘 2012-03-26(월) 그 동안은 머리 속으로만 김치를 담그다 오늘은 손발로 담갔네그려 새벽 시장에서 배추 사다 점심 시간 이용하여 배추 속에 소금을 저린 뒤 마늘 다져서 넣었으나 파는 없으니 생략하고 대신 양파 다져서 넣고 마지막으로 고추 가루 눈물처럼 뿌리..
고통과 기쁨 / 밝은 하늘 2012-03-19(월) 고통은 기쁨의 전반전 기쁨은 슬픔의 후반전 전반전 없는 후반전 후반전 없는 전반전 안 좋은 일 없는 좋은 일 좋은 일 없는 안 좋은 일 그런 거 없으니 그대여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다 님께 맡기고 기쁘게 살아갑시다 님 안에서 좋고 나쁜 일 ..
날씨와 음악 / 밝은 하늘 2012-03-18(일) 이른 새벽 깼지만 바로 일어나기 힘들어 뒹굴다 6시반 미사에 맞춰 겨우 일어나보니 길 막고 서있는 물먹은 우산 피해 안기는 물방울들 주일미사 인데도 비몽사몽 사이 헤매다 돌아오는 길 여전히 흐릿한 솜털 자욱한데 아까부터 쉬지 않고 계속 하늘..
하내의 혓바닥 / 밝은 하늘 2012-03-06(화) 달포를 장롱 속에 갇혔다 빵끗 웃음 터뜨린 태양 반팔로 돌아 댕기는 녀석 얼굴 넉 잃고 보다 좁은 시장 골목 빽빽한 오토바이 자가용 가로막고 행인 오도가도 못하는 장보고 돌아오는 길 한 개 오천 동 짜리 꼬치 파는 길거리 털퍼덕 주저 앉아 이 ..
봄이 왔시유 / 밝은 하늘 2012-03-05(월) 늘 편안해 보이는 연등(蓮燈)과 꿈에서 어깨동무하고 앉아 도란도란 시집(詩集)을 읽어 내려가다가 네가 깨어나자 그 옆엔 안개비 내려와 앉았시유 우리 어깨 위로 정적(靜寂)이 바람처럼 감싸자 어디선가 사납게 개가 짖었시유 아침에 눈 떴더니 연..
생로병사통 / 밝은 하늘 2012-02-27(월) 생로병사통(生老病死痛) 인생의 양념통 이 놈들 없으면 무슨 사는 맛 나겠나 소금이라도 있으니 음식도 간이 배는 것 몸이 아프면 쉬면서 약 먹거나 병원 가나니 슬퍼할 일 아니고 꽃과 함께 식사 하시오
묘비명(墓碑銘) / 밝은 하늘 2012-02-24(금) 엘 콘돌 파사와 연인 조안 바에즈 빨간 드레스의 흰 머리 아이돌 야요이 쿠사마 에릭 프롬의 소유와 존재 왕안석(王安石)의 매화(梅花) 하산 후 만나는 절친 막걸리 한 잔 일렬로 세워놓은 이 안 인생 드라마의 재치 양념처럼 깃들어 있으니 명예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