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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 그늘에서 - 조지훈 시인(1920-1968)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꽃 그늘에서 - 조지훈 시인 눈물은 속으로 숨고 웃음 겉으로 피라 우거진 꽃송이 아래 조촐히 굴르는 산골 물소리...... 바람 소리 곳고리 소리 어지러이 덧덮인 꽃잎새 꽃낭구 꽃다움 아래로 말없이 흐르는 물 아하 그것은 내 마음의 가장 큰 설움이러라 허잔한 두어 줄 글 이것이 어찌타 내 청춘의 모두가 되노 - 미래사에서 펴낸 조지훈 시집 중에서 -

현대시/한국시 2024.03.30

(시) 바람의 말 – 마종기 시인(1939-)

아래의 시는 어제 클래식 에프엠 라디오의 어느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시이다. 따로 메모지에 기록해 두지 않아서, 프로그램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람의 말 – 마종기 시인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현대시/한국시 202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