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 시인의 시집을 읽다가 좋은 시 같아서 여기에 옮겨본다. 이 시는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시이다. 우리 인생을 참 아름답게 또한 통찰력 있게 표현한 시처럼 다가온다. 생은 과일처럼 익는다 – 이기철 시인(1943-) 창문을 누가 두드리는가, 과일 익는 저녁이여 향기는 둥치 안에 숨었다가 조금씩 우리의 코에 스민다 맨발로 밟으면 풀잎은 음악 소리를 낸다 사람 아니면 누구에게 그립다는 말을 전할까 저녁이 숨이 될 때 어둠 속에서 부르는 이름이 생의 이파리가 된다 불빛으로 남은 이름이 내 생의 핏줄이다 하루를 태우고 남은 빛이 별이 될 때 어둡지 않으려고 마을과 집들은 함께 모여 있다 어느 별에서 살다가 내게로 온 생이여 내 생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구나 나무가 팔을 벋어 다른 나무를 껴안듯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