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44

(시_4.16. 10주기)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 신경림 시인(1935-)

아래의 시는 금년 3월 18일에 업로드 한 시인데, 오늘 4.16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하여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다시 올린다.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 신경림 시인(1935-) 아무도 우리는 너희 맑고 밝은 영혼들이 춥고 어두운 물속에 갇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밤마다 별들이 우릴 찾아와 속삭이지 않느냐 몰랐더냐고 진실로 몰랐더냐고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허술했다는 걸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바르지 못했다는 걸 우리가 꿈꾸어 온 세상이 이토록 거짓으로 차 있었다는 걸 밤마다 바람이 창문을 찾아와 말하지 않더냐 슬퍼만 하지 말라고 눈물과 통곡도 힘이 되게 하라고 올해도 사월은 다시 오고 아름다운 너희 눈물로 꽃이 핀다 너희 재잘거림을 흉내 내어 새들도 지저귄다 아무..

현대시/한국시 2024.04.16

(시) 환절기 - 임영조 시인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환절기 - 임영조 시인 밖에는 지금 건조한 바람이 불고 젖은 빨래가 소문 없이 말랐다 생나무가 마르고 산이 마르고 도시의 관절이 삐걱거렸다 사람들은 늘 갈증이 심해 내뱉는 말끝마다 먼지가 났다 가슴이 마르니까 눈만 커진 채 안부를 물어도 딴전이나 부리며 저마다 귀를 빨리 닫았다 저 멀리 좌정한 산이 어깨를 들썩이며 기침을 하자 온 마을엔 별의별 풍문이 나돌고 긴장한 나무들은 손을 들고 떨었다 세상은 이제 누군가 불만 댕기면 활활 타버릴 인화성 물질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날은 단 한 방울 눈물도 보이지 말고 자나 깨나 불조심 오나 가나 입조심 어쨌거나 요즘은 환절기니까.

현대시/한국시 2024.04.14

(시) 작은 연가(戀歌) - 박정만 시인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되었던 시이다. 작은 연가(戀歌) - 박정만 사랑이여, 보아라 꽃초롱 하나가 불을 밝힌다. 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너와 나의 사랑을 모두 밝히고 해질녘엔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유수(流水)와 같이 흘러가는 별이 보인다. 우리도 별을 하나 얻어서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눈 밝히고 가다가다 밤이 와 우리가 마지막 어둠이 되면 바람도 풀도 땅에 눕고 사랑아, 그러면 저 초롱을 누가 끄리.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 또는 물 위에 뜬 별이 되어 꽃초롱 앞세우고 가야 한다면 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눈 밝히고 눈 밝히고 가야 한다면.

현대시/한국시 2024.04.13

(아동, 청소년) 고정관념 깬 도서관 (24.4.12. 신문 기사)

조용히 공부? 고정관념 깼다…순식간에 5만명 몰려온 이 곳 [비크닉] (24.4.12. 신문 기사) 링크: https://v.daum.net/v/20240412060051682 조용히 공부? 고정관념 깼다…순식간에 5만명 몰려온 이 곳 [비크닉] ■ B.플레이스 「 "거기 가봤어?" 요즘 공간은 브랜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장소를 넘어 브랜드를 설명하고, 태도와 세계관을 녹여내니까요. 온라인 홍 v.daum.net

(시) 고목을 보며 - 신경림 시인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된 시이다. 고목을 보며 - 신경림 시인 그 많던 꿈이 다 상처가 되었을 게다 여름 겨울 없이 가지를 흔들던 세찬 바람도 밤이면 찾아와 온몸을 간질이던 자디잔 별들도 세월이 가면서 다 상처로 남았을 게다 뒤틀린 가지와 갈라진 몸통이 꽃보다도 또 열매보다도 더 향기롭고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인데 내 몸의 상처들은 왜 이렇게 흉하고 추하기만 할까 잠시도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게 하던 감미로운 눈발이며 밤새 함께 새소리에 젖어 강가를 돌던 애닲은 달빛도 있었고 찬란한 꿈 또한 있었건만 내게도

현대시/한국시 2024.04.11

(시) 나무 같은 사람 – 이기철 시인

나무 같은 사람 – 이기철 시인 나무 같은 사람 만나면 나도 나무가 되어 그이 곁에 서고 싶다 그가 푸른 이파리로 흔들리면 나도 그의 이파리에 잠시 맺는 이슬이 되고 싶다 그 둥치 땅 위에 세우고 그 잎새 하늘에 피워놓고도 제 모습 땅속에 감추고 있는 뿌리 같은 사람 만나면 그이 안 보이는 마음속에 놀 같은 방 한 칸 지어 그와 하룻밤 자고 싶다 햇빛 밝은 날 저자에 나가 비둘기처럼 어깨 여린 사람 만나면 수박색 속옷 한 벌 그에게 사주고 그의 버드나무잎 같은 미소 한 번 바라보고 싶다 갓 사온 시금치 다듬어놓고 거울 앞에서 머리 빗는 시금치 같은 사람, 접으면 손수건만 하고 펼치면 놀만 한 가슴 지닌 사람 그가 오늘 걸어온 길, 발에 맞는 편상화 늦은 밤에 혼자서 엽록색 잉크를 찍어 편지 쓰는 사람 그..

현대시/한국시 2024.04.07

(시) 연가(戀歌) - 이근배 시인(1940-)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이근배 시인은 예전에 라디오에서 여러 차례 시와 시인들에 관한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들었던 적이 있어 이분의 책을 따로 사서 읽은 적은 없지만 방송을 통해서나마 직접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던 인연이 있는 친숙한 시인이다. 연가(戀歌) - 이근배 시인 바다를 아는 이에게 바다를 주고 산을 아는 이에게 산을 모두 주는 사랑의 끝끝에 서서 나를 마저 주고 싶다. 나무면 나무 돌이면 돌 풀이면 풀 내 마음 가 닿으면 괜한 슬픔이 일어 어느새 나를 비우고 그것들과 살고 있다. -시집 중에서 **시인 소개** 이근배 시인·시조시인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61~1964년 경향, 서울, 조선, 동아, 한국 등 각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 ..

현대시/한국시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