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십자가 / 임지현 시인 움직이는 십자가 / 임지현 깊이 패인 주름살 십자가를 그었다. 거슬러가는 시간 앞에 무릎 꿇고 팽팽한 이미 위에 잔금을 새기면서 새롭게 일어서는 아침 햇살 앞에 살땀을 흘리면서 허리 굽힌 삽질 흥건한 고단함을 구들장에 눕힌 날들 흠 없이 가는 시간 붙잡지 못했다. 일월이 지는 밤.. 현대시/한국시 2009.04.07
십자가의 길 / 이충우 시인 십자가의 길 / 이충우 십자가 짊어지고 가는 인생길 혼자만 무거운 것 아닐 터인데 조금씩 편한대로 잘라내다가 나중엔 팔랑개비처럼 만들어 손가락에 걸고 빙빙 돌렸습니다. 어느 날 골이 깊은 산길을 만나 묵묵히 땀흘리며 걸어온 이들 사다리 대신 걸쳐 가는 걸 보고 아! 그때서야 깨.. 현대시/한국시 2009.04.07
십자가 회상 / 이인평 시인 십자가 회상 / 이인평 내 어린 시절 아버지는 소를 몰아 쟁기질을 하셨다 곡식을 심기 위해 보습이 닳도록 밭을 갈고 논을 갈고 어떤 날은 쟁기를 지게에 진 아버지의 등 뒤로 노을이 밀려왔다 아버지는 십자가를 지고 있었다 고삐에 이끌려 고개를 오르며 아버지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 현대시/한국시 2009.04.06
십자가 / 이신강 시인 십자가 / 이신강 <시와 십자가>에서 한 번도 한가한 날을 허락하지 않으신 당신을 원망하였습니다. 고단한 소년기와 엇갈리는 남편 딴 길 가는 아이들 그러다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 덫 아니면 어찌 주님을 찾았겠습니까. 십자가는 나의 구원 참사람 일깨우고 당신을 알게 하셨습니다.. 현대시/한국시 2009.04.06
십자가, 아파야 보이는 덧셈 표시 / 유안진 시인 (1941-) 십자가, 아파야 보이는 덧셈 표시 / 유안진 (1941-) <시와 십자가>에서 배고픔은 고달픔을 낳았고 고달픔은 서글픔을 낳았고 서글픔은 슬픔을 낳았고 슬픔은 아픔을 낳았다 이 픔자 가계(家系)는 오대(五代)만에 우연 아닌 필연으로 프러스 표시를 보았다 십자가였다 꿈이 더해졌다 강.. 현대시/한국시 2009.04.05
(한국현대시) 십자가 / 안용석 시인 십자가 / 안용석 <시와 십자가>에서 절망의 바닥 더 이상 절망할 수 없을 때. 고통이 깊어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 눈감아 버릴 때. 나에게로 다가 와 조용히 생명과 힘이 되어 준, 비로소 그를 만날 수 있던 영혼의 교차로. ------------ 주님께는 미안한 얘기지만 난 나의 고통을 머리로.. 현대시/한국시 2009.04.05
십자가 / 김정인 시인 십자가 / 김정인 <시와 십자가> 중에서 이마에서 가슴으로 심장 깊숙이 성호를 긋습니다 봉숭아 꽃물 들인 새끼손가락은 철 안든 아이처럼 맥도 짚지 못하며 장지만 따라 다닙니다 기도의 중심은 몸과 마음이 주님께 향하는 곳에 있다는데요 그 새끼손가락 십자가 건성으로 지고 가.. 현대시/한국시 2009.04.04
어느 봄날 / 나희덕 시인 (1966-) 어느 봄날 / 나희덕 (1966-)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 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현대시/한국시 2009.04.04
부활절에 / 김수복 시인 (1953-) 부활절에 / 김수복 (1953-) <시와 십자가>에서 사순 제4주일 저녁미사를 마치고 한 알의 밀알이 썩지 않으면 한 알의 밀알로만 남는다는 강론이 떠올랐다 한 알의 밀알이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4월의 하늘이 되고 4월의 바다가 되었다 성당 앞 마리아 상을 지나오면서 서쪽으로 날으는 .. 현대시/한국시 2009.04.03
절벽 위 나무 십자가 / 김성춘 시인 절벽 위 나무 십자가 / 김성춘 성당 첨탑 위 흰 구름 어슬렁어슬렁 가고 있다 성당 오르는 오솔길 눈부신 들국화 한 송이 얼굴 내밀고 저녁놀이 피어 있다, 폐허처럼, 새들이 노을의 손 잡고 오솔길로 오고 있다. 바람이 분다 낡은 나무 십자가 하나 묵상에 잠겨 있다 가을 하늘 속에 깊이 .. 현대시/한국시 2009.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