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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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 그늘에서 - 조지훈 시인(1920-1968)현대시/한국시 2024. 3. 30. 13:15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꽃 그늘에서 - 조지훈 시인 눈물은 속으로 숨고 웃음 겉으로 피라 우거진 꽃송이 아래 조촐히 굴르는 산골 물소리...... 바람 소리 곳고리 소리 어지러이 덧덮인 꽃잎새 꽃낭구 꽃다움 아래로 말없이 흐르는 물 아하 그것은 내 마음의 가장 큰 설움이러라 허잔한 두어 줄 글 이것이 어찌타 내 청춘의 모두가 되노 - 미래사에서 펴낸 조지훈 시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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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람의 말 – 마종기 시인(1939-)현대시/한국시 2024. 3. 30. 13:12
아래의 시는 어제 클래식 에프엠 라디오의 어느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시이다. 따로 메모지에 기록해 두지 않아서, 프로그램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람의 말 – 마종기 시인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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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밭에 물을 주며 / 황명걸 시인현대시/한국시 2024. 3. 26. 13:59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세상에 멋진 시는 참 많고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표현하는 것이고, 내것이라고 해도 매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는 걸 배운다. 매일 새로워진다는 것, 매일 새로운 시각을 견지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매번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삶에서 재미와 흥미는 좋을 것이다. 꽃밭에 물을 주며 / 황명걸 시인 아침 눈뜨자 꽃밭에 물을 준다 여린 들꽃에 사랑을 쏟는다 메말라 가는 마음에 눈물을 뿌리듯이 가지가지 들꽃 세상 밝은 동자꽃에서 손자를 본다 푸른 패랭이꽃에서 손녀를 본다 새촘한 초롱꽃에서 아내를 본다 하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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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 고향 - 김억 시인(1896-1948)현대시/한국시 2024. 3. 24. 11:14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김억 시인은 김소월 시인의 스승으로 알려진 분이다. 내 故鄕 - 金億(岸曙) 시인 내 고향은 곽산의 황포가외다 봄노래 실은 배엔 물결이 놀고 뒷산이란 접동 꽃 따며 놀았소. 천리 길도 꿈속엔 四.五십리라 오가는 길 평양은 들려 놀던 곳 어제 밤도 가다가 또 못 갔쇠다. 야속타 헤매는 맘 낸들 어이랴 지는 꽃은 오늘도 하늘을 날 제. 아지랑이 봄날을 종달새 우네. 육로천리 길 멀다 둘 곳 없는 밤 이날도 고향 찾아 떠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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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 신경림 시인(1935-)현대시/한국시 2024. 3. 18. 22:01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 신경림 시인(1935-) 아무도 우리는 너희 맑고 밝은 영혼들이 춥고 어두운 물속에 갇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밤마다 별들이 우릴 찾아와 속삭이지 않느냐 몰랐더냐고 진실로 몰랐더냐고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허술했다는 걸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바르지 못했다는 걸 우리가 꿈꾸어 온 세상이 이토록 거짓으로 차 있었다는 걸 밤마다 바람이 창문을 찾아와 말하지 않더냐 슬퍼만 하지 말라고 눈물과 통곡도 힘이 되게 하라고 올해도 사월은 다시 오고 아름다운 너희 눈물로 꽃이 핀다 너희 재잘거림을 흉내 내어 새들도 지저귄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가 우리 곁을 떠나 아무 먼 나라로 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바로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뜨거운 열망으로 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