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37

(시) 자식의 일 – 김남조 시인(1927-2023)

오늘 아침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자식의 일 – 김남조 시인(1927-2023) 오늘은 자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의 자식 중에 유독 제 자식을 지목함을 용서하십시오 오늘따라 생의 쓸쓸함이 별스러운 폭풍으로 그에게 덮치고 앞뒤 출입문이 막혔습니다 저의 허물로 제가 유전시킨 과민과 감상보따리가 출생 이래의 지병임도 정녕 민망합니다 비오니 제 자식을 구해주시고 두 몫으로 저의 죄를 셈하소서

현대시/한국시 2024.02.16

(습작시) 사람이 저렇게도 가는구나_명천

사람이 저렇게도 가는구나_명천 2024년 2월 12일 일요일 청계천 물 위 걷는데 걸음이 꼬여 자빠진 피부 탱탱한 구두 근거리 나는 괜찮냐고 묻자 창피하고 머쓱해서 괜찮다며 재빨리 자리를 뜬 초승달 외로운 청계천 모래무지 달의 가호로 목숨을 부지한 젊은 양복 상처에 빨간 약 바르고 가슴 쓸어내리는 죽음과 생명이 교차한 밤

현대시/습작시 2024.02.12

(종교) 연중 제6주일 독서와 복음 묵상

연중 제6주일 독서와 복음 묵상 제1독서: 레위기 13,1-2.44-46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누구든지 살갗에 부스럼이나 습진이나 얼룩이 생겨, 그 살갗에 악성 피부병이 나타나면, 그를 아론 사제나 그의 아들 사제 가운데 한 사람에게 데려가야 한다. 그는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이므로 부정하다. 그는 머리에 병이 든 사람이므로, 사제는 그를 부정한 이로 선언해야 한다. 악성 피부병에 걸린 병자는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푼다. 그리고 콧수염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친다. 병이 남아 있는 한 그는 부정하다. 그는 부정한 사람이므로, 진영 밖에 자리를 잡고 혼자 살아야 한다." 제2독서: 1코린 10,31-11,1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

(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시인(1946-1994)

아래의 시는 노래로도 불리는 민중 가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의 바탕이 된 시이다. 우리 젊었을 적에 참 많이 불렀던 노래이다. 이 글을 작성하며 이 노래를 다시 들으니, 참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한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떨어져 가지 말자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앞에 가며 너 뒤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너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열이면 열 사람 천이면 천 사람 어깨동무하고 가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서산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현대시/한국시 2024.02.11

(시) 대춘부(待春賦) - 신석정 시인

대춘부(待春賦) - 신석정 시인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게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기에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현대시/한국시 2024.02.11

(종교) 오늘 설날 전례의 말씀 묵상

오늘 설 전례 때 읽은 독서와 복음 묵상 오늘, 설 명절, 미사의 독서와 복음 말씀 중에서, 나에게 의미있게 와닿은 독서는 두 독서 중에서 바로 제2독서의 말씀이다. 야고보서 4, 13-15의 말씀이다. 본문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여러분,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위 독서에는 두 부류의 화법(사고방식)이 나온다. 첫째, (나는) 오늘이나 내일 어디 가서 지내며 장사하..

(시) 대추 한 알 - 장석주 시인(1955-)

장석주 시인은 십 수년 전인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시인이다. 그리고 이 분의 시 "대추 한 알"은 무슨 계기로 알게 된 지는 기억에 없지만, 그 당시에 이 시가 참 마음에 와닿았다. 그러던 차에, 오늘 장 시인의 시집을 읽다가 이 시를 다시 발견하게 되어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잊지 않기 위해 아래에 옮겨 적어본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시인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낱 - 애지에서 2005년 펴낸 장석주 시집 중에서 - *********아래는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추가위..

현대시/한국시 2024.02.10

(시사) 디올 백 추문에 대한 尹의 언급에 관한 외신의 반응(2월 8일 뉴스)

디올백 스캔들에 대한 尹의 언급에 관한 외신의 반응(2월 8일 뉴스) 링크(1): https://youtu.be/BFQboffNFp4?si=qU2uzdkflCh6ik4T 링크(2): https://www.bbc.com/news/world-asia-68236424 South Korea: 'Dior bag scandal' a political manoeuvre, president says Under fire, Yoon Suk Yeol says it's "regrettable" that his wife accepted luxury bag as a gift. www.bbc.com

사람되기/시사 2024.02.09

(영시) Annabel Lee - Edgar Allan Poe(1809-1849)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이 시는 7-80년대 중고등 시절에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처음 접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대충 한국어역만 접했을텐데, 시의 내용이 왠지 쓸쓸하고 우수에 찬 것이 내 마음을 끌었던 것 같고, 그래서 무작정 이 시를 좋아했던 것 같다. 아래 영문과 한국어역 링크: https://namu.wiki/w/Annabel%20Lee Annabel Lee 문예 관련 정보 개요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 의 대표작. 포가 아내 버지니아 클렘 에드거 앨런 포의 사촌여동생 namu.wiki Annabel Lee - Edgar Allan Poe(1809-1849) It was many and many a year ago, In a kingdom by the..

현대시/영시 2024.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