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37

(시) 설날 아침에 – 김종길 시인(1926-2017)

아래의 詩는 오늘 아침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설날 아침에 – 김종길 시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이..

현대시/한국시 2024.02.07

(시)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 나태주 시인(1945-)

아래의 시는 오늘 오전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나 시인의 시집을 몇 권 보았는데, 아래의 시는 시집 이름은 잊었으나 그 중에 하나에 실렸던 詩일 것같다.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 나태주 시인 죽을 병 걸려 반년 병원에서 엎드려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풀려나온 날 사람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다 왜 내가, 살려줘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해야지 저쪽에서 거꾸로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인사하는 걸까? 그때는 그것이 궁금했었다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구나 싶었다 같이 밥 먹어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이 세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이 얼마나 눈물겨운 세상인가 ..

현대시/한국시 2024.02.05

(시) 초라한 고백 – 나태주 시인(1945-)

아래의 시는 어제 방송되었던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던 시이다. 초라한 고백 – 나태주 시인 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좋아한다 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주는 마음은 그 하나 가운데 오직 하나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

현대시/한국시 2024.02.05

(시) 전해다오 - 오영재 시인

아래의 시는 안도현 시인의 시집 에서 "주름"이란 시 속에서 북한의 계관시인 오영재 시인을 알게 되었다. 이분이 남북작가회담에 북한 대표로 참가했다가 무산되는 바람에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당시 심정을 표현한 시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전해다오 - 오영재 시인 자리가 비어 있구나 고은 신경림 백락청 현기영 김진경 그리고 간절히 우리를 청해놓고 오지 못하는 사람들 하나 우리는 나무라지 않으마 그것을 나무라기에는 가슴이 너무도 아프고 터지는 듯 분하구나 지금쯤 어느 저지선을 헤치느라 온몸이 찢기어 피를 흘리고 있느냐 애국의 뜨거운 가슴을 열고 그들이 달려오는 길을 그 누가 가로막았느냐 아 분계선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오가는 바람아 떠가는 흰구름아 우리의 이 목소리를 실어가다오 그리고 전해다오 오늘은 우..

현대시/한국시 2024.02.03

(시) 완행 버스 – 임길택 시인

오늘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2004년에 세상에 빛을 본 시이다. 소박한 내용이지만 울림이 있는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시이다. 완행 버스 – 임길택 시인 아버지가 손을 흔들어도 내가 손을 들어도 가던 길 스르르 멈추어 선다 언덕길 힘들게 오르다가도 손드는 우리들 보고는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우리 마을 지붕들처럼 흙먼지 뒤집어 쓰고 다니지만 이 다음에 나도 그런 완행 버스 같은 사람이 되고만 싶다 길 가기 힘든 이들 모두 태우고 언덕길 함께 오르고만 싶다

현대시/한국시 2024.02.03

(시사) BBC: 한국: 영부인의 디올 백이 국가 리더십을 뒤흔들다

뉴스에서 언급된 뉴욕타임즈를 검색했는데, 이곳에 기사를 옮겨올 수 없었다. 파이낸셜 타임즈도 마찬가지였다. 이 둘은 로그인을 해야했다. 나는 그것이 싫었다. 그러다가 비비씨를 찾았는데, 다행이 이곳에 기사를 다 가져올 수 있었지만, 저작권 문제로 다 가져오지 않았다. 이런 걸 보면서, 해외에서도 영부인의 디올 백 수수 사건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고, 충성스러운 현 국가권익위원장의 영부인에 대한 조사를 할 권한이 없다고 했던 발언에 깊은 한숨이 나온다. South Korea: First lady's Dior bag shakes country's leadership 한국: 영부인의 디올 백이 국가 리더십을 뒤흔들다 링크: https://www.bbc.com/news/world-as..

사람되기/시사 2024.02.01

(시) 불쌍하다는 말 / 이재봉 시인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불쌍하다는 말 / 이재봉 시인 그동안 나는 불쌍하다는 말만큼 오만한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쌍하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과 동의어라는 것을 가끔 어머니에게 불쌍하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알았다 입맛이 없다며 국물만 몇 숟갈 뜨다 말아도 어쩌다 다리를 살짝만 다박거려도 어머니를 안쓰러워하고 가여워하는 그 마음이 사랑이었음을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 나오는 진실한 사랑이었음을 아버지를 보고 알았다

현대시/한국시 2024.02.01